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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발하라리의 넥서스를 초등 2학년에게 적용하기

by 참리더 2025. 4. 21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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『넥서스』의 내용은 방대하고 깊이가 있어서, 8살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지요.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로서 느끼시는 그 간극에 깊이 공감합니다.

 

참리더의 교실, 『넥서스』의 지혜를 심다 (초등학교 2학년 눈높이로!)

유발 하라리의 『넥서스』를 읽으며 미래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었지만, 솔직히 '이걸 당장 8살, 우리 반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해줘야 할까?' 하는 고민이 앞섰습니다. AI, 정보 네트워크, 민주주의 같은 개념들은 2학년 아이들에게는 너무 어렵고 먼 이야기일 수 있으니까요.

그래서 저는 이 거대한 담론 속에서, 우리 2학년 아이들의 발달 수준과 경험 세계에 맞춰 심어줄 수 있는 '작은 씨앗'들을 발견하고, 교실에서 조심스럽게 가꿔나가기로 했습니다. 당장 거창한 활동을 하기보다는,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기본에 집중하는 것이죠.

  1. 이야기의 힘: 함께 만들고 나누는 즐거움 (협력의 씨앗)
    • 하라리의 통찰: 인간은 이야기로 협력하고 세상을 이해한다.
    • 2학년 교실에서는:
      • 함께 이야기 만들기: 그림 카드나 단어를 활용해 모둠별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짓거나, 학급 전체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봅니다. "그다음엔 어떻게 됐을까?" 질문하며 상상력을 자극하고, 친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경험 자체가 협력의 시작입니다.
      • 우리 반 규칙 = 우리 반 이야기: 딱딱한 규칙 설명 대신, "우리 반 친구들이 모두 즐겁고 안전하게 지내려면 어떤 이야기가 필요할까?" 함께 이야기 나누며 규칙을 정하고, 그 의미를 되새깁니다. 이것이 우리 반의 '공유된 믿음'이자 '협력의 약속'이 되는 거죠.
      • 다양한 감정 나누기: 그림책을 읽고 주인공의 마음에 공감하거나,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활동을 통해 이야기 속에 담긴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고 나누는 연습을 합니다.
  2. 정보는 어디에서 왔을까?: '진짜? 가짜?'의 첫걸음 (비판적 사고의 씨앗)
    • 하라리의 통찰: 정보의 출처와 흐름이 중요하다.
    • 2학년 교실에서는:
      • "어디서 봤어? 누가 말했어?":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나 그림책에서 본 내용에 대해 "그건 어디서 봤어?", "누가 그렇게 말했어?" 라고 자연스럽게 물어보며 '출처'라는 개념에 익숙해지도록 돕습니다.
      • 같은 주제, 다른 그림책 비교: 예를 들어 '사자'에 대한 두 개의 다른 그림책을 보고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 이야기 나누며, 정보가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게 합니다.
      • '진짜같은 가짜' 찾아보기: 만화 캐릭터, 동화 속 마법 등 명확하게 '만들어진 이야기'와 실제 사진이나 사실을 구분하는 활동을 통해 '진짜'와 '만들어낸 것'을 구별하는 기초적인 연습을 합니다.
  3. 소중한 나, 소중한 너: 온라인 예절과 안전 (디지털 시민의식 씨앗)
    • 하라리의 통찰: 정보 네트워크 시대의 윤리와 책임감이 중요하다.
    • 2학년 교실에서는: (아직 온라인 활동이 많지 않으므로 기본 예절과 안전 중심으로)
      • 얼굴 보고 말해요: 친구와 직접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, 표정과 목소리로 마음을 전하는 연습을 합니다.
      • 비밀은 소중해: 내 비밀(이름, 주소,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)을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고, 친구의 비밀도 지켜주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 나눕니다.
      • 인터넷/스마트폰 약속 정하기: 부모님과 함께 정한 인터넷/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이야기 나누고, 왜 그런 약속이 필요한지 간단하게 이해하도록 돕습니다. (예: "어른 허락 없이 아무거나 누르지 않아요.")
  4. 함께하면 더 즐거워!: 협동과 배려 연습 (자기 교정의 씨앗)
    • 하라리의 통찰: 오류를 수정하고 함께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.
    • 2학년 교실에서는: (복잡한 오류 수정보다는 협력과 배려 중심으로)
      • 같이 놀고 같이 만들기: 블록 쌓기, 그림 그리기, 체육 활동 등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와 학습 활동을 통해 양보하고, 도와주고, 기다리는 경험을 충분히 제공합니다.
      • "괜찮아, 다시 해보자!": 친구나 자신이 실수했을 때 비난하기보다 "괜찮아", "다시 해보면 돼" 라고 격려하며, 실패를 배움의 과정으로 여기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듭니다. 이것이 건강한 '자기 교정'의 기초가 됩니다.
  5. 스크린보다 우리가 먼저!: 사람 사이의 따뜻함 (인간적 연결의 씨앗)
    • 하라리의 통찰: 기술 발전 속에서도 인간적 연결은 중요하다.
    • 2학년 교실에서는:
      • 몸으로 놀아요: 쉬는 시간, 점심시간, 체육 시간 등을 활용해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고 몸으로 부딪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합니다.
      • 칭찬과 격려 주고받기: 친구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칭찬하는 활동,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시간을 통해 따뜻한 관계 맺기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합니다.
      •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 조절: 교실 내에서는 학습 목적 외 디지털 기기 사용을 최소화하고, 아이들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.

고학년을 위한 준비:

물론, 하라리가 던지는 더 깊은 질문들 – 정보의 편향성, 알고리즘의 영향력, AI의 윤리적 딜레마,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 등 – 은 아이들이 더 성장하여 고학년(4~6학년)이 되었을 때 본격적으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주제들입니다. 그때는 앞서 소개했던 조금 더 심화된 활동들, 예를 들어 뉴스 기사 비교 분석, 알고리즘의 원리 탐구, AI 윤리 토론, 디지털 시민 프로젝트 등을 통해 아이들이 정보 사회를 더 깊이 이해하고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.

 

지금 2학년 교실에서는 이처럼 '작은 씨앗'들을 아이들의 마음에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. 이 씨앗들이 잘 자라나, 훗날 아이들이 더 복잡한 세상을 살아갈 때 건강한 뿌리가 되어주기를 기대하며, 참리더로서 저의 교육 활동을 꾸준히 기록하고 성찰해 나가겠습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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